'종각, 종로구'에는 鐘, '종로'에는 鍾?

(※ 2014-03-21. 처음 작성 / 2014-04-01. 3번 항목 추가)
(2013년 2월 초,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1. 종각과 종로의 한자 표기

살아오면서 "종로"와 "종각"의 표기를 여러번 봤지만, 2013년 2월 초 어느 날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처음으로 구별해서 봤습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 "종로"(鍾路)의 종은 "술병 종"(鍾)이고, 
  • "종각"(鐘閣)의 종은 "쇠북 종"(鐘)으로 한자가 달랐습니다. 

* 덧붙임: 이 글을 쓰면서 위키백과에서 "종로" 항목을 보니 한자 표기가 鐘路로 되어 있었기에, 鍾路로 수정했습니다. http://goo.gl/rTVNFq

2. 한자(漢字)를 찾아봤습니다.
  • 쇠북 종 鐘 = 쇠 금 金 + 아이 동 童
  • 술병 종 鍾 = 쇠 금 金 + 무거울 중 重

다만, 사람 이름에 "鍾"이 쓰일 때는 "술병 종" 대신 "쇠북 종"이라고 읽는다고 합니다. 이에 관해 더 자세한 설명은 http://goo.gl/noNvpL 내용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3. 종로구의 한자 표기

위키백과에서 "종로" 항목에서 제가 2014년 3월 22일에 鐘路에서 鍾路로 바꾸고 며칠 후인 3월 31일에 다른 분이 다시 鐘路로 되돌렸고, 그 다음날인 4월 1일에 또다른 분이 또다시 鍾路로 되돌린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http://goo.gl/u1dTMF 참조) 그 과정에서 각자가 설명도 붙였습니다.

지금 현재 널리 퍼져 있는 표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종로"(鍾路)의 종은 "술병 종"(鍾)
  • "종각"(鐘閣)의 종은 "쇠북 종"(鐘)
  • "종로구"(鐘路區)의 종은 "쇠북 종"(鐘)

왜 이렇게 다른 것일까요? 관련 자료를 더 찾아봤습니다. 요약하자면, "종각, 종로, 종로구" 모두 "쇠북 종"(鐘)을 써야 맞는데, 1943년 일제가 "종로(구)"를 표기하면서 "술병 종"(鍾)을 쓴 것이 아직 내려온다는 것입니다. 모두 "쇠북 종"(鐘)으로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2005년 9월 12일 종로구의회 본회의 회의록 중 박종인 행정관리국장의 답변 내용 일부 (출처: http://goo.gl/YrKrxX 내용 중 "10. 구정질문 답변 및 보충질문" 첫부분 참조)

    (전략) 종로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한성부 주민들에게 통금의 시간과 해제를 쇠북을 쳐서 알리는 종루가 있던 거리에서 연유하였으나, 일제가 1943년 6월 구제를 실시하면서 '쇠북 종(鐘)'자 대신 '술잔 종(鍾)'자로 사용하던 표기가 오늘날까지 관행적으로 사용되었다는 문헌을 근거로 한자 표기를 '술잔 종(鍾)'의 '종로(鍾路)'에서 '쇠북 종(鐘)'의 '종로(鐘路)'로 변경하여 달라고, 관련 문헌 및 구의회 의견을 첨부하여 2000년 12월에 서울시에 요청을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서울시에서는 한자표기 변경을 동명 개정과 동일하게 적용하여 당해 지역 주민 80%의 찬성과 구의회 의결 등 형식면에서 요건을 구비토록 반려하여 표기 변경에 대한 추진을 완료하지 못하였습니다.

    서울 시사편찬위원회 의견에 따르면 종로의 지명에 대한 유래는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종루가 있던 거리에서 연유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표기에 있어서는 조선시대부터 '쇠북 종(鐘)'자와 '술잔 종(鍾)'자가 혼용되어 사용되었고,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어느 한 글자에 힘을 실어줄 수 없을 정도로 두 글자는 혼용되어 같이 사용되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 구에서는 본래의 뜻을 되살리고자 하는 취지로 향후 새로운 행정수요에 따른 표기를 할 때는 '쇠북 종(鐘)'을 사용토록 하고, 기존에 '술잔 종(鍾)'으로 표기된 곳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에 표기를 변경토록 계속 요청하여 점차 개정되도록 추진하겠습니다. (후략)

     
  • 2009년 3월 2일 기사 "부끄러운 일제 잔재 ‘지명’, 정겨운 옛 이름 되찾아야"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출처: http://goo.gl/ib6nKx 참조)

    (전략) 종루(鐘樓)가 있던 거리에서 연원된 이름의 종로(鍾路)는 일제가 지명의 한자를 교묘하게 왜곡한 경우로 종로(鐘路)로 표기해야 옳다.

    일제가 1943년 6월 구제(區制)를 실시하면서 민족정기를 왜곡· 축소해 말살하고자 ‘쇠북 鐘’ 대신 ‘술잔 鍾’자로 표기한 것을 오늘날까지 관행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나재암 의원은 “현재 번갈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청공문은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지만 많은 곳에서 ‘술잔 鍾’로 쓰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바로 잡아서 쓰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략)

위 내용과 관련하여 국립국어원 트위터 @urimal365 에 아래와 같이 질문을 했고, 답신을 받았습니다.

※ 참고로, "종묘"(宗廟)와 "세종로"(世宗路)의 종은 "마루 종"(宗)입니다.

댓글

  1. 희한한 것을 발견했네요. 무지를 일깨워줘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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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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