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14의 게시물 표시

양치기 소년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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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Non-Stop 포스터) 2014년 2월에 개봉한 영화 “논스톱”( Non-Stop )을 보았습니다. 영화배우 리엄 니슨( Liam Neeson )이 주인공 빌(Bill)로 나옵니다. 영화 앞부분의 줄거리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항공수사관(air marshall) 빌은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를 탑니다. 이륙하고 얼마 뒤에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받습니다. 어느 협박범이 보낸 것입니다. 1억 5천만 달러가 입금될 때까지 20분마다 한명씩 죽이겠다는 내용입니다. 누군가의 장난일지 모른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반인은 모르는 보안통신으로 온 문자메시지입니다. 승객이 150명이나 됩니다. 이 협박이 진짜라면 막아야 합니다. 이 사실을 기장에게 알렸으나, 좀처럼 믿지 않습니다. 지상에 있는 교통보안청(TSA) 소속 상관도 그 협박이 가짜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정된 20분이 지났을 때, 한 사람이 죽습니다. 협박범의 소행일 수도 있으나, 우연한 사고일 수도 있습니다. 교통보안청은 빌을 의심하고, 기장으로 하여금 빌의 총과 휘장을 압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은 독단적으로 승객들을 조사합니다. 다시 20분이 지났을 때, 한 사람이 더 죽습니다. 이번에는 사인조차 알기 힘듭니다. 빌은 직위해제를 당합니다. (이 뒤는 생략합니다.) 주인공 빌이 볼 때, 협박범의 위협이 말뿐인 거짓일 수도 있고, 실제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위협이 진짜라면 신속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무시하다가는 승객 중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협이 거짓인데도 수색한다면 승객들은 괜한 불편을 겪습니다. 기장이나 상관은 위협이 거짓으로 보이니 가만히 있으라고 합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습니다. 구분 협박범의 위협이 거짓일 때 진짜일 때 주인공이 무시한다면 아무 문제 없다 승객 중 사상자가 발생한다 수색한다면 승객들이 괜히 불편을 겪는다 승객들을 지킬 수 있다 물론 이 영화의 주인공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승객들에...

초과근무는 금지약물. 자의든 타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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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초과근무는 금지약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심한 표현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금지약물 중 대부분은 언제 복용하든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어떤 약물은 경기 시즌 중에만 금지됩니다. 가령 이용찬 선수가 코스티코이드라는 약물로 문제가 되었는데, 이 약은 시즌이 아닐 때는 부상 회복 용으로 복용해도 됩니다. 이 약이 금지약물로 지정된 이유로 어느 분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 이런식으로 약에 의존한 회복을 하면 정상적인 회복 사이클을 겪지 않기 때문에, '진짜 부상을 숨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대포 주사'맞고 진통제 맞고 나가다가 어깨 나가는, 그런 경우가 생기는거죠." (출처: http://goo.gl/nSYwIE ) 초과근무를 금지약물에 비유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예상도 못한 일이 발생해서 어느 날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나오는 경우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그 자리에 가더라도 만성적으로 초과근무를 해야 일들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구단에서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정상적인 회복을 방해하고 진짜 부상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직원 개인의 몸과 마음, 가족 관계를 망치는 일들을 보아 왔습니다. 2. 동료보다 잘 하려고 자발적으로 하는 초과근무는 그야말로 금지약물입니다. 그런 경쟁은 아름다운 헌신이 아니라 조직 문화를 망치는 일입니다. 근평이나 승진 때문이 아니라 순수하게 일을 더 잘하려고 하는 야근을 좋게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지 않아도 될 야근을 자발적으로 그리고 만성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저는 비판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트위터에서 발견한 글 하나를 옮깁니다.: 프랑스로 이민 간 한국인이 매일같이 혼자 야근을 했다고 한다. 그를 본 팀장은 지금 이게 무슨 짓이냐며 다그쳤다. 한국인은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