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 주차, 제한 시간 넘은 차량을 찾아내기
미국에 와서 길가에 주차(street parking)할 때는 얼마동안 할 수 있는지 잘 봅니다. 장소에 따라 짧게는 3분, 15분, 30분, 그리고 길게는 한 시간, 두 시간, 일정 시간만 피하면 더 길게도 할 수 있는데, 제가 필요한 시간을 감안해서 맞게 세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위 표지판이 있으면,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두 시간까지 주차할 수 있습니다.
제가 며칠 전에 주차한 곳도 두 시간까지 가능한 길가 주차 구역이었습니다. 제가 차를 세우고 가족과 식사하러 들어가면서, "여긴 미터기도 없는데, 얼마나 오래 세웠는지 어떻게 알지?" 라는 대화를 아내와 했습니다. 한 시간이 채 안 되어서 식사하고 나오면서, 우연히 단속 차량을 봤습니다. 그래서 급히 찍은 것이 아래 사진입니다.
(왼쪽 상자는 막대기, 가운데 상자는 바퀴에 그어진 선, 오른쪽 상자는 주차 시간 표지판) |
- 왼쪽의 흰색 단속차에는 "SAN DIEGO POLICE" 그리고 "FREQUENT STOPS"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차의 가로 폭이 작았습니다. 운전자석 옆에 조수석이 없었고, 오른쪽으로 긴 막대기가 아래로 대략 45도 각도로 나와 있었습니다.
- 단속차가 길가에 세워진 차들 옆을 지나면서, 주차된 차의 운전자 뒷자리 아래의 바퀴 중간쯤에 그 막대기를 대고, 가로로 파란색 선을 그었습니다. 아마도 막대기 끝에 파란색 분필 비슷한 게 있었을 거고, 바퀴에는 선명한 선이 생겼습니다. (그 선이 눈으로는 잘 보였는데 제가 찍은 사진에서는 너무 희미해서 잘 안보였습니다. 잘 보이도록 제가 사진에서 덧칠했습니다.)
- 어느 분이 한 곳에서 오랫동안 지켜보았는데, 단속차가 한시간에 한번씩 다니며 선을 긋더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선을 긋다 보면, 두 줄이나 세 줄이 되는 차가 나오고, 주차단속 경찰(parking attendant 또는 meter maid)이 그걸로 판단해서 벌금 티켓을 발급했다고 합니다.
즉 미터기가 안 보인다고 해서, 2시간 가까이 세워둘 거면서 30분 주차구역에 세우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리하지도 않습니다. 사회에서 규칙이 잘 지켜지도록 하려면, 규칙을 어기는 경우를 잘 단속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떤 것을 관리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센서 등 기기를 활용하는 게 멋있어 보일 때가 많습니다만, 설치비용, 유지관리비용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날 갔던 곳에서는 단속차와 막대기 정도면 충분해 보였습니다. 이것도 적정 기술(適正技術, appropriate technology, AT) 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분필로 표시하는 일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할 거 같습니다. 차의 크기나 모양, 막대기와 분필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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